필자는 약 8년 전 쯤 필자의 등록된 실용신안기술을 제품으로 만들어서 돈 좀 벌어 볼려고 제품을 만들어줄 공구상가를 찾아가 그 당시 꽤 큰 돈(필자의 형편엔)을 선뜻 계좌이체 시켜준 적이 있다.
결과부터 얘기한다면 사업의 시도는 그 정도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해당 업자는 계속해보자는 의도를 보였지만 곰곰히 따져보니 돈이 계속적으로 들어가야 할 것만 같았고, 시장에서도 별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쓰디쓴 마음을 쓸어내리며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일로 인해 특허의 사업화에 대한 필자의 환상은 무참하게 깨졌다.
비슷한 시기에 필자의 등록특허가 특허기술장터의 지원으로 브로셔까지 제작되어 서울에 있는 지식재산센터의 한 부스에서 비치된 적이 있다. 곧 특허매매를 통한 로열티가 생기는구나하고 들떠 있었는데 그 마저도 그게 다였다. 어디에서도 특허를 매입하겠다는 연락이 없었다. 역시 이 계기를 통해 특허 로열티에 대한 필자의 환상도 깨졌다.
반면 오랫동안 특허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정작 경험하지 못했던 특허활용의 성공사례를 접하면서 부러운 마음만 가져볼 기회가 있었다. 경험을 통해 얻은 3가지 특허 활용예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는 S라는 중소기업이다. S 기업은 몇 년 전 해외 유명기업과의 특허분쟁에서 승소하여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해당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해외의 경쟁기업과의 특허분쟁에서 승소했다.
S기업은 CEO가 자신부터 특허출원 아이디어를 내면서 특허출원과 특허경영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연구원들의 특허출원을 장려하였다. 물론, CEO와 연구원들 사이에서 특허업무를 수행하던 특허팀은 그 만큼 수고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S기업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후발주자였지만 부단한 기술 연구와 함께 특허출원을 병행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높여간 바람직한 사례가 되었다.
두 번째 사례는 N이라는 소기업이다. N 기업은 주로 홈쇼핑에 판매되던 제품을 제조하던 업체였다. 홈쇼핑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한편 유사한 제품들도 많이 판매되곤 한다. N 기업은 홈쇼핑의 이러한 특성을 잘 이용하였다. 그 당시 필자가 볼 때는 그다지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약간씩 변형해서 실용신안 출원을 진행하곤 했다. 그런데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N기업은 특허나 실용신안을 통해 소위 재미를 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자신이 홈쇼핑에서 판매할 제품들에 대하여 실용신안을 출원하여 등록을 받아 놓고 다른 경쟁업체들이 해당 기술을 약간 변형하여 출시하거나 비슷한 것을 출시하면 특허침해로 제소를 한 것이다. 당연히 경쟁업체는 N기업에 돈을 지불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N기업은 홈쇼핑에서 출시된 경쟁사의 제품들에서 착안을 얻어 나름대로 변형하여 별도의 실용신안 출원을 진행하곤 했다. 출발은 경쟁업체에서 먼저 했을지라도 자신만의 특허 방어벽을 충실하게 구축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N 기업의 제품 성능이 경쟁사의 제품에 비하여 더 좋은지 나쁜지에 대하여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N 기업은 지금까지 해왔던 제품출시와 특허출원에 대한 지혜로운 행보를 그대로 진행해 나가며 이변이 없는 한 어려운 업계에서 자신의 활로를 찾아갈 것이라는 것과, 소비자의 경우에도 특허출원 또는 실용신안 출원된 제품이라는 마케팅 효과에 분명 영향을 받을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세 번째 사례는 K씨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특허출원을 많이 하지는 않는데 K씨는 적지 않게 출원을 진행했다. K씨의 경우에는 특허출원을 한 아이템을 가지고 자금을 잘 끌어 모으는 재주가 있었다. 필자는 그런 재주가 없었는데 K씨의 경우에는 특허출원을 하고 그 특허출원을 한 아이템을 근거로 하여 자신의 자금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진행시켜 가는 것 같았다. 물론, 필자가 볼 때 그렇게 대단한 기술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곤 했다. 하여튼 K씨는 다른 사람의 자금을 모을 수 있을 만큼 특허를 자신과 자신의 사업을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한 예이다.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마케팅에 성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사장되는 예가 허다하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에게 있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뼈아픈 현실일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은 기술개발이나 기업유지에 소요되는 자금의 공급조차 힘겹기 때문에 대기업처럼 맘껏 마케팅을 수행할 만한 자금도 인력도 여유롭지 않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장에서의 유지가 어려운 마당에 기술력마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을 접을 수는 없는 일이니 뭔가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앞의 3가지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서 자신의 기업에 적절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기업이 굳이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가능하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좋겠지만 뛰어난 기술력이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마케팅과 사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뛰어난 기술력이 있든 없든 어떠한 형태의 기술력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수준에서 특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들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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